커피의 재음미
서서히 지구를 휩쓴 독특한 음료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상식으로는 커피가 몸에 활기를 불어넣어주어 피로감을 덜어줌으로써 활력을 되찾게 해준다는 것, 또한 쏟아지는 잠을 쫒아준다는 것 정도이다. 실제 중동지역에서 커피가 각광을 받게 된 것은 피로에 지쳐 녹초가 된 사람이 우연히 커피열매를 따먹은 후 기력을 회복한 경험에서 유래한다는 설이 있다.
1616년 네덜란드인이 예멘지역의 모카(Mocha)에서 유럽으로 커피나무를 가져온 것이 최초였으며 이후 세계 각지로 퍼져 지역마다 독특한 풍미의 커피를 생산하고 있다.
어느 인터넷자료를 보면 한 해 세계에서 가장 수입이 많은 품목이 원유이고, 그 다음이 커피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사실과는 아주 거리가 멀다. 커피를 좀 안다는 사람들이 잘 모르고 하는 얘기인 것 같다. 커피보다 많이 거래되는 원자재를 찾기는 아주 쉽다. 예로서 천연가스, 납, 구리, 알루미늄 같은 광물자원의 경우 각각의 거래 규모는 커피를 한참 넘어선다. 밀, 쌀, 대두와 같은 곡물뿐만 아니라 유제품, 돼지고기, 닭고기, 설탕 등과 같은 식품 역시 커피 교역 규모를 넘어선다.
국제커피기구(International Coffee Organization, ICO)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커피 소비는 연평균 2.1%씩 증가했다. 또한 매일 전 세계적으로 20억 잔의 커피가 소비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래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즐기는 음료가 된 셈이다.
이러한 세계적인 추세에 따라 우리나라 커피 소비량도 급속도로 증가하여 왔으나 커피를 마시지 않는 인구도 적지 않아 전반적인 소비량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보인다. 2020년도 우리나라 1인당 커피 소비량은 2.91kg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유럽인의 커피 사랑은 남 다른 것 같다. 독일 시장조사기관인 Statista의 통계 조사에 따르면 2020년 연간 1인당 커피 소비량 상위 10개국 중 6개국이 유럽에 속한 나라들이었다. 가장 소비가 많은 나라는 네델란드로서 8.3kg이었다. 2.91kg인 우리나라보다 거의 3배이상 많은 양이다.
커피가 갖는 효능
이런 커피는 여러 가지 장단점이 있는데 커피 애호가라면 알아둬야 할 것 9가지를 소개해보겠다.
1. 커피는 몇 가지 종류의 암 발생 위험을 낮추어 준다.
커피가 어떻게 암 발생 위험을 낮추는지는 아직 과학적으로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커피를 자주 마시는 사람들은 구강암을 비롯해 유방암, 간암, 전립샘암의 발병 비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으로 유추 해석할 수 있다.
2. '게으름 수용체'를 장악한다.
커피에 들어있는 카페인 성분은 정신을 차리게 하는 것 이상의 작용을 한다. 카페인은 체내의 아데노신 수용체를 저지시킴으로써 졸리거나 나른하게 되는 것을 막아준다. 또한 이때 뇌하수체에서는 아드레날린이 분비된다.
3.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다.
석류, 딸기, 사과와 같은 과일과 브로컬리, 토마토, 양파와 같은 채소에도 항산화 물질이 들어있다. 하지만 커피에는 이들보다 상당히 많은 항산화 성분이 있다고 한다. 대전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커피 한잔의 항산화효능이 비타민C 300~590mg을 섭취한 것과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4. 알코올 중독 퇴치에 도움이 된다.
커피는 알코올 중독을 퇴치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그렇다면 커피는 알코올이 가장 큰 해를 끼치는 간에 아주 유익한 작용을 하는 셈이다.
5. 단백질 셰이크를 대신할 수 있다.
운동 전에 커피를 마시면 혈액 속에 지방산 수치를 증가시켜 힘을 더 발휘할 수 있게 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단백질 셰이크란 우유, 콩, 두부, 견과류와 같은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을 함께 갈아서 휘저어 만든 음료를 말한다. 이것은 섭취하는 칼로리 량을 줄여준다.
6. 지방을 태우는 데 도움이 된다.
연구결과, 카페인은 신체의 신진대사 작용을 3~10%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지방분해가 촉진된다.
7. 위장에 통증을 초래할 수 있다.
커피는 위장에 해를 끼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위궤양과 여러 형태의 위통을 초래할 수 있다. 이런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커피를 즐기는 커피 애호가들이 많은데 커피가 주는 장점을 갉아먹는 행위이므로 위상태가 좋지 않다면 커피 마시는 것을 일정기간 중단해야한다.
8. 임신했다면 되도록 피해야 한다.
임신 중에 커피를 많이 마실 경우 유산할 가능성이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하루에 카페인을 200㎎ 이상 섭취할 경우 위험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임신 중에 커피를 마실 경우에는 될수록 평소보다 적은 양을 마시도록 해야 한다.
9. 치아를 얼룩지게 한다.
탄산음료와 마찬가지로 커피도 치아에 얼룩을 남길 수 있다. 커피의 색깔과 당분 성분이 이런 얼룩을 만들기 때문이다.
특이한 커피
통상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커피 외에 아주 색다른 커피가 있어 소개한다.
블랙 아이보리 커피
세상에서 가장 비싼 커피는 코끼리 똥에서 나온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코끼리 똥에서 만들어지는 '블랙아이보리(Black Ivory)'라는 커피는 세상에 가장 비싼 커피로 꼽힌다. 그렇다고 코끼리의 배변으로 만드는 건 아니다.
그 과정은 다음과 같다. 먼저 커피체리(coffee cherry)를 사과, 바나나나 파인애플과 섞어서 코끼리에게 먹인다. 3일 정도 지나 코끼리가 배변을 하면 거기에서 커피체리를 골라내어 그것으로 커피를 만드는 것이다. 커피체리가 코끼리 위에서 소화되지 않는 점을 활용하는 셈인데 코끼리 위속에서 숙성된 커피체리가 어떠한 효능이 있는지는 알려진 게 없다. 다만 독특한 맛을 내기 때문이다.
원숭이, 다람쥐 사향고양이 커피
그런데 사실 블랙아이보리 커피처럼 동물의 똥에서 만들어지는 커피가 또 있다. 코끼리처럼 원숭이, 다람쥐 그리고 사향고양이로부터도 배변에서 채취하여 만든다고 한다. 다람쥐 커피는 콘삭, 사향고양이커피는 알리미드커피라 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