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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과 열정 DREAM

멘토, 암묵지, 요리

by 허슬똑띠 2022. 7.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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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토

 

유럽 최고의 외식업 프랜차이즈 기업 켈리델리와 같은 외식 프랜차이즈를 꿈꾸었던 사람이 있었다. 그는 뜻하지 않게 진로를 바꾸어 추상화가로 변신하게 되었는데 그가 지금까지 걸어왔던 길은 좀 특이하면서 재미있다.

 

많은 서적이나 강연에서 강조하는 게 있다. ‘돈 내고 배워라’ ‘멘토를 만나 배워라’ ‘간절함과 절실함이 꼭 필요하다’ 등등. 그는 이 모든 것의 중요성을 익히 알고 있었다. 특히 멘토에 대해서는 더 그러했다.

고등학교 시절 매주 10문제 이상의 영어와 수학문제를 풀어서 제출해야했다. 한데 못 푸는 문제가 대부분이었다. 쉬운 문제들이 아니라고 강변했지만 사실 근본적인 것은 실력이 없었다. 그래서 매번 포기하고 말았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옆자리 친구는 매번 좋은 성적을 받고 있었다. 그도 그다지 실력이 있는 것은 아니어서 의아스러웠다. 그런데 한날 그가 귀띔해준 게 있었다. 매번 거의 만점을 받다 시피 하는 우등생 두 명 각각에게 카톡으로 요청하고 수수료를 입금하면 즉시 문자로 정답을 보내준다는 거였다. 무릎을 탁 쳤다. ‘아하! 이게 바로 멘토라는 거구나!’ 어처구니없는 멘토라는 의미의 해석이었으나 어째든 ‘멘토를 만나 배워라’라는 가르침을 이행한 셈이었다. 그 뒤로 그의 영어와 수학 점수는 평균이상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결과적으로 운 좋게 원하는 대학에 진학할 수 있었다. 이게 첫 번째로 성공할 수 있었던 계기라면 계기였다.

 

대학입학 후에는 ‘로버트 기요사키’의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 라는 책을 중점으로 읽고, 기타 이와 유사한 경제적 자유를 달성하는 법과 관련한 서적들을 읽었다. 이와 함께 자신만의 향후 진로계획을 세우고 전공인 경영학의 세부과목인 회계학에 집중하였다. 그렇다고 공인회계사자격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었다. 그리고 알바를 병행하면서 번 돈으로 부동산강의 등을 포함한 사업추진에 필요한 세미나라든가 유튜브 강의에 집중했다. 이것 역시 ‘돈 내고 배워라’ 라는 가르침을 충실하게 따른 것이다. 그럭저럭 학점은 유지했고 아르바이트로 번 돈과 특별한 날에 받아 챙겨둔 돈 등으로 5백만 원 정도 모아두었다.

 

이 자금은 켈리델리와 같은 음식체인점 창업을 위한 비상 씨드머니였다. 그가 읽었던 책 중에 하나가 켈리회장에 대한 책이었는데 여기에서 켈리회장의 성공스토리를 배웠던 것이다. 켈리회장이 첫 사업에 실패한 뒤 와신상담하면서 일자리를 전전하던 중 마침 파리에 ‘초밥’ 열풍이 불고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 이게 기회다 싶었던 켈리는 그길로 파리에서 가장 유명한 일본인 스시 장인에게 달려갔고 그에게 빌고 빌어 초밥 만드는 비법을 배웠다. 이후 자신만의 초밥 브랜드 ‘켈리델리’를 세상에 내놓았던 것이다.

 

암묵지(암묵적 지식)와 배경지(명시적 지식)

 

켈리스토리에서 가리키는 것은 두 가지였다. 우선은 자신이 관련 요리를 알아야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이를 알려줄 만한 멘토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여기에서 그는 멘토가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암묵지(암묵적 지식)와 배경지(명시적 지식)의 차이점을 들어 설명하는 글을 보고 느끼게 되었다.

명시적 지식은 명확히 알아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지식으로, 국어에서 강조하는 배경지식과 일맥상통한다. 지식인 것은 틀림없으나 말과 논리로 설명할 수 있는 지식이 아닌 지식을 ‘암묵적 지식(tacit knowledge)’이라고 한다. 오랜 경험을 통해 오롯이 내 것으로서 만들어 몸에 쌓였지만 언어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지식이다. 숙달된 기능을 가졌지만 말로 설명하긴 어려운 골프, 테니스와 같은 운동이라든가 굴렁쇠 굴리기 혹은 요리 달인의 손맛 등이 여기에 속한다고 하겠다. 이렇듯 꾸준히 숙달된 상태로 쌓이는, 달리 표현하자면 숙성을 거쳐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노하우, 통찰력, 직관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누구에게는 배경지이나 누구에게는 암묵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젓가락질은 우리에게는 암묵지이나 외국인에게는 배경지다. 거꾸로 영어는 우리에게는 배경지나 원어민에게는 암묵지인 것 등이다.

 

그는 이 점을 요리에 대입했을 때를 생각했다. 언뜻 생각해보면 6 대 4쯤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암묵지가 60퍼센트 그리고 배경지, 요리에서는 이른바 레시피라 불리는 것이 40퍼센트쯤일 것이다. 한데 모든 요리가 꼭 이 비율이 아닐 것이다. 샐러드에 들어가는 간단한 드레싱의 경우 과장해서 말하자면 배경지가 9 대 1 정도로 매우 높을 것이다. 각종 재료와 비율(배경지 9)을 알고 있으면서 만드는 걸 한 번만 보면(암묵지 1) 따라 할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그러나 복잡한 요리일수록 암묵지의 중요성은 매우 커진다. 숙련되지 않은 초보자에게는 아무리 세세하게 설명된 레시피를 보고 그대로 따라 해도, 레시피 외의 암묵적 지식이 없으므로 모양만 비슷했지 숙련된 셰프가 만들어낸 요리와 같은 깊은 맛을 내는 것을 만들어 내기는 불가능 할 것이다. 그저 글로 표현할 수 없는 무언가 즉 통찰력이라든가 손맛 등 암묵지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특이한 요리의 달인이면서 이런 암묵지를 스스로 개발하고 체화한 그런 분을 찾아 나섰다. 그러다가 자연식으로 유명한 산당 선생을 멘토로 모시기로 마음을 먹었다. 지금은 유명을 달리한 산당(임지호)선생은 그 당시 양평에서 ‘산당’이라는 한식집을 운영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방송에도 자주 출연하였고 잘 가꾸어 놓은 넓은 정원에서 자연식 요리 음미 행사를 하기도 했다. 삼고초려하는 심정으로 몇 번을 찾아가 그의 수하생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이것이 두 번째로 ‘멘토를 만나 배워라’라는 가르침을 이행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전혀 예상치 않은 방향전환이 일어났다. 산당선생은 요리 외에 그림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그의 요리도 직접 재료를 찾아다니며 실험하고 연구해서 그만의 비법을 만들었다고 하는데 그림도 이와 유사했다고 한다. 영감을 얻으면 즉시 화폭에 옮겼다. 마치 신들린 듯이 한 시간 이상을 몰입해서 그려낸다고 했다. 남들이 보기엔, 어떤 때는 그저 하얀 바탕위에 난무하는 선들에 불과했고 어떤 때는 자연을 추상적으로 표현해놓은 듯 했는데 그는 아주 상세히 의미를 설명하곤 했다고 한다. 이를 지켜보던 그도 여기에 흠뻑 빠지고 만 것이다. 그래서 결국 당초 계획했던 일생일대의 사업을 포기하게 되었다.

 

(사족)

 

자신이 갈 길을 일찌감치 정해두고 그 길을 일관되게 걸어왔던 사람이 뜻하지 않은 영감을 받아 인생의 길을 바꾸기는 했지만, 여기에서 말하고자하는 요점은 멘토의 중요성과 암묵지를 잘 터득하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라는 것입니다. 아주 큰 성공을 일궈낸 대부분의 사람들이 거의 빼놓지 않고 강조하는 것이, 자신이 갈 방향을 제대로 설정하고 그 길을 어떻게 가야하는 지를 코치해주는 멘토를 만나라는 것입니다. 이는 성공을 위한 동기부여의 덕목을 설명만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이를 빠른 시일 내에 체화시켜주는 지름길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와 함께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셰프의 손맛과 같은 암묵지입니다. 성공하기까지는 수많은 종류의 방대한 양의 지식이 필요한데, 많은 부분이 ‘암묵지 즉 암묵적 지식’ 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위에서 언급했듯이, 멘토가 일러준 올바른 방법을 젓가락질과 같이 유연하게 할 수 있도록 계속 갈고 닦아 암묵지화 시킨다면 일의 효율성은 엄청 높아지게 되고 그만큼 실패확률은 0에 가까워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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