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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과 열정 DREAM

궁핍한 생각과 상황에서 멀어져 보자

by 허슬똑띠 2022. 7.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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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수익흐름을 만들어 경제적 자유를 누려보자는 말이 삶의 슬로건처럼 떠 돈지 꽤 된 것 같다. 하지만 이게 그렇게 만만치 않다.

지금은 다소 상황이 달라졌지만 주식 특히 부동산으로 많은 재산을 확보하게 된 사람들의 성공스토리를 들으면 한숨과 자조가 가슴을 답답하게 만들기 마련이다. 그런데다가 유튜브 등에서 그런 성공에 다가가는 방법에 대해 홍보도 많이 나온다. 솔깃해지기는 하지만 자신이 서지 않는다. 모든 성공의 출발은 결단에서 비롯된다는 말을 아무리 들어도 '만만치 않다는 소심한 생각'이 발목을 잡고는 한다. 

하지만 모든 게 반드시 단호한 결단이 필요한 것만은 아닌 듯 하다. 그러면 다른 무엇이 또 있을까? 다음은 은퇴한 선배로부터 들은 어떤 성공스토리이다. 그 사람이 특별히 강조하는 게 있었다고 한다. 듣고 보면 ‘뭐 그리 대단한 것도 아니네.’ 라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아무튼 그의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우연? 예정조화?

 

전의 회사에서 상사와 대판하고 제 발로 튀어나와  백수 상태로 몇 달을 지내다 보니 저축한 돈이 거의 바닥나고 있을 때였다. 자진 퇴사했으니 실업급여는 받을 생각도 안했다. 여기저기 이메일로 이력서와 소개서를 계속 내보았지만 인터뷰하자고 회신이 오는 곳은 없었다.

점차 초조해지고 있었는데 그날따라 근사한 점심을 먹고 싶었다. 좀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그냥 실행하기로 했다. 점심 식사 후 남는 돈은 이제 8만원뿐이었다. 식사를 하고 나와 복잡한 머릿속을 비우려고 근처 공원을 한 바퀴 돈 후 돌아가기로 했다. 사람들이 많은 쪽을 피해 한가한 곳을 택했는데 다니는 행인도 별로 없는 곳에서 좌판을 벌여놓고 앉아 졸고 있는 할머니를 보았다. 그녀 앞에는 야채 몇 가지가 진열되어 있었다.

무심코 지나치다가 자신도 모르게 돌아섰다. 그리고 인기척을 느끼고 눈을 뜬 할머니에게 이거 몽땅 얼마면 되냐고 물었다. 그녀는 갑작스런 주문에 허둥대다가 삼만 원이면 된다고 말했다. 전부 달라고 하니 놀라면서도 큰 비닐봉지에 담아주었다. 물건을 받으며 가지고 있던 전 재산 8만 원을 할머니에게 건넸다. 그러자 손사래를 치며 한사코 삼만 원만 주면 된다고 하면서 오만 원을 도로 내밀었다.

"피곤해 보이시는데 오늘은 이만 파장하시고 일찍 들어가셔서 맛있는 거 요리해 드시라고 그러는 겁니다."

이렇게 웃으며 인사를 하고 떠났다.

 

당장 저녁을 생각하면 걱정될 만도 한데 도리어 산뜻한 기분이 들었다. 있을 때조차 잘 하지 않던 배품이란 게 오히려 어려울 때 선뜻 내킨다는 게 묘했다.

가벼운 마음으로 집에 와서 혹시나 하고 이메일을 검색했더니 어제 지원서를 보냈던 곳에서 메일이 와 있었다. 이게 업된 기분을 더 고양시켰는데 내용은 더 기막혔다. 휴대폰으로 연락했는데 전화번호가 맞지 않아 메일을 보낸다는 거였다. 내일 면접을 보자는 메일이었다. 깜짝 놀라 지원서의 전회번호를 보니 마지막 네 자리 숫자 중 두개가 뒤바뀌어 있었다.

순간 소름이 쫙 돋았다. 사실 이런 지원자는 두 번 다시 볼 이유가 없을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러 메일을 보내다니! 어쨌거나 퇴짜를 모면했다는 건 일이 잘되리라는 신호였다.

 

근데 당장 돈이 한 푼도 없어 난감했다. 그래서 혹시나 하고 은행 계좌를 확인했는데 얼마 전 구입했다가 취소했던 상품구매대금환급금이 들어와 있었다. 잊고 있었던 것인데 공짜로 얻은 기분이었다.

이 기분을 더욱 업 시키는 또 다른 기적이 기다리고 있었다. 휴대폰에서 메시지 도착 알림이 떴다. 일 년 전에 5백만 원을 빌려주었던 친구로부터 온 것이었다. 그동안 연락이 두절되다시피 한 상태라 포기하고 있었는데 어쩐 일인가 궁금했다.

내용은 내가 급박할 때 네가 도와주었는데 피하기만해서 미안했다는 사과와 함께 나의 몫으로 별도 계좌에서 관리하고 있는 주식을 이체해줄 테니 증권계좌번호를 알려달라고 요청하고 있었다. 무슨 뚱딴지같은 이야긴가 미심 적게 여겨졌지만 예전에 투자하다가 포기한 뒤로 방치해두었던 계좌를 점검해본 후 이상이 없어 큰 기대 없이 그 번호를 메시지로 보냈다. 그런 다음 내일의 면접을 위해 자기소개서를 재정리해보고 예상 질문에 응할 내용을 만들어 보았다.

 

전화번호 건으로 일단 책이 잡힌 상태였으므로 이를 만회하려면 보다 강하게 어필하는 게 필요하겠다는 생각은 들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절히 메일로 대체해준 것에 기대를 걸어도 좋지 않겠는가 하는 판단도 들었다. 면접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어 다음날부터 출근하는 것으로 확정되었다.

안심하면서 돌아오다가 그제야 친구 메일이 생각나서 계좌를 확인하고 놀랐다. 두 종목이 있었는데 당초 내가 빌려준 금액만큼 매입한 것으로 추정되었다. 그런데 현재 주가로 두 배와 네 배 정도 상승해있었다. 그래서 친구에게 고맙다는 전화를 했다.

 

그는 도리어 자신이 미안했다면서 필요한 만큼 현금화하고 나머지는 상황에 따라 적절히 대응해 나가라고 했다. 그래서 그때부터 제대로 주식공부를 시작했다. 급여를 다시 받게 되어 마음의 여유가 생기니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었다.

그게 씨드머니가 되어 적지 않은 자금을 모았다. 금상첨화라고 나를 잘 보았던 대표로부터 부동산 투자에 대한 요령까지 터득해서 상당부분의 자금을 이 분야로 전환 투자했는데 현재까지는 성공적인 결과를 보이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운을 가져온 게 무얼까 생각해보니 단순한 우연보다도 노점 할머니에게 진정한 마음으로 작은 도움이나마 전해주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즉 행운은 그걸 타고난 운명인 사람에게는 쉽게 찾아오겠지만 그게 부족한 경우에는 따뜻하며 진정어린 배품이 이를 보완해줄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사족)

 

남에게 베푼다는 것은 자신에 베푸는 것과 같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 경험담이었습니다. 그 배품이란 게 크고 작음을 구분하는 것 같지도 않고요.

하지만 어떤 걸 바라고 배품을 실행한다면 효과가 없을 수도 있다고 봅니다. 또한 그 배품이 모두 즉각적인 은혜로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으니 실망은 금물입니다.

어쩌면 위 주인공의 예는 특별할 수도 있음을 이해하십시오. 아무튼 사랑과 배품, 이 둘 모두는 한배에서 나왔기 때문에 세상을 살맛나게 하는 거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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