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다양한 분야의 잡다한 지식

분노도 쓸모 있는 이유

by 허슬똑띠 2022. 7. 13.
728x90
반응형

 

분노에 대한 단상

 

쇼핑중독이나 충동구매도 다스리기 어렵지만 이보다 더 어려운 게 분노조절일 것이다. 그런데 분노에도 질이 있다.

하나는 다음과 같은 경우에 나타나는 경우다. 우물쭈물하면서 결단력이 일도 없는 자신이 한심스러울 때, 실패를 거듭하다보니 다시 또 실패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을 때, 남의 성공에 부러움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그러면서 천우신조를 바라고 있는 자신을 보고 있을 때, 우리는 저절로 상대 없는 분노가 느껴질 것이다. 합당한지 아닌지를 떠나 어째든 이 분노에는 그나마 설명했듯이 분노를 폭발시킬만한 그럴듯한 이유가 있다.

 

그러나 시도 때도 없이 순식간에 폭발하는 분노가 있다. 상대의 행동에 공연한 심술로 분노를 터뜨리고 이성적인 판단을 할 새로 없이 엉망진창으로 싸우다 결국 미음의 상처만 입게 되는 경우다. 한편으로는 사소한 자신의 실수에 대해 본인이 제어할 틈도 없이 울컥 허공에 대고 분노를 표출하며 자신에게 욕을 해대는 어이상실 분노! 왜 사랑하고 한껏 위해 주어도 모자랄 자신을 무슨 이유로 그렇게 모질게 대하는가? 그런다고 분노를 유발하는 게 신기루처럼 사라지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이를 참 쓰잘데없는 분노라 칭한다.

 

쓰잘데없는 충동적 분노 억제 방법

 

사실 뾰족한 수는 없다. 나의 경우에는 말이다. 다만 이를 삭이기 위해 나름대로 쓰는 방식은 있다. 다음과 같다.

분노를 있는 대로 표출한 뒤에는 어김없이 후회가 찾아온다. 그 후회는 우울증을 유발하기 딱 좋다. 그래서 후회를 떨쳐버리고 무생각의 시간을 갖으려 노력한다. 그런 다음 기분이 나빠진 이유를 적어본다. 그러나 막상 적으려면 그게 어이없는 일들이다. 그래도 분노를 유발한 것의 타입, 즉 왜 그런 실수가 나왔는지에 대한 나름대로의 생각을 대충 적는다. 그러나 그것에 대한 타당성이 없었다는 결론을 일일이 적어 놓는다. 전엔 꽤나 많이 쌓였다. 그걸 틈나는 대로 들추어 본다. 그러면 참으로 한심스럽다는 걸 느끼게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다음이다. 이 분노의 방향을, 서두에서 언급했던 분노가 치밀어 오르게 만드는 원인의 항목에서 당장 자신이 처해 있는 상황을 확인한 후 그쪽으로 변경하라.

 

분노의 강에 댐을 만들자.

 

다른 하나는 댐이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 식으로 웬 댐?

댐이 있어야 폭우에도 홍수에 가능한 한 대응할 수 있고 가뭄에는 적절하게 물을 공급할 수 있듯이 우리 분노의 강줄기 어디 엔가에 이런 분노조절 댐을 만들어 놓는다면 어떨까? 피상적이고 만만치 않은 것이라고 비웃을 것이다. 하지만 한번만이라도 해보자. 해보지 않고 그저 비아냥대고 있다면 그런 자신에게 분노를 폭발해야 타당하다. 문제는 항상 시도도 해보지 않고 방법타령만 하는 그 태도에 대해서 말이다.

 

일본에서 경영의 신이라 추앙받고 있는 파나소닉 창업자 마쓰시다 고노쓰께가 서서히 유명세를 타고 있던 시절 중소기업경영자들 앞에서 강연한 적이 있었다. 이때 댐식 경영에 대해 설명했다. 그의 설명을 들은 대부분의 중소기업 경영자들은 불만을 토로했다. 댐식 경영의 개념은 알겠는데 문제는 그럴 여유가 어디 있느냐고 말이다. 그러면서 그런 피상적 개념 말고 실제로 여유 있는 경영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라고 따졌다고 한다. 이런 질타에 대해 고노스께는 이렇게 말했다. "나도 모르지만 어째든 댐은 만들어야겠다고 마음은 먹어야겠지요." 라고. 모든 사람이 실소를 금치 못했으나 교세라 창업자인 이나모리 가즈오는 전율을 느꼈다고 했다. 다른 사람들과 달리 그는 그 말에서 실마리를 찾았던 것이다. 모든 면에서 공통적으로 대입할 수 있는 것, 바로 '깨어있고 열려있는 마음'이 깨달음을 얻게 해준다는 점이다.

 

본래 주제인 분노로 돌아가서 위에서의 방법에 대입해보자. 분노가 쏟아지면 그대로 뿜어내지 말고 일단 댐에 가두고 조절한다. 분노가 조절되면, 달리 표현하자면 숙성시킨 다음 그 분노를 진짜 해야 할 일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방류하여 가뭄에 시달리어 찌든 용기를 북돋는 것이다. 이 말 역시 고노스께의 말이 사람들을 실망시켰듯이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실망하실지 모르겠다. 그래도 일단 방향은 제시했으니 가즈오처럼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라도 자신만의 비법으로 만들어가 보자.

이는 아마도 현재 혹독한 빙하기를 맞이한 주식투자자의 분노조절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엄청난 손실 상태와 복구할 가능성이 전혀 보이지 않는 낙담에 분노가 치밀어 몇 번이고 매도키를 누르려 하지는 않았는지 돌아보자. 이 분노의 방향을 다른 관심사로 조금만 틀어, 순간의 분노로 자신도 모르게 매도키를 클릭해서 막대한 미실현 손실을 현재화하게 되는 실수를 최대한 막아보는 것이다.

 

728x90
반응형

'다양한 분야의 잡다한 지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감옥행성 지구?  (0) 2022.07.17
황당한 이야기 두 가지  (0) 2022.07.14
일수단상  (0) 2022.07.06
알고 있으면 손해 볼 일 없을 일반 상식  (0) 2022.07.02
커피의 재음미  (0) 2022.06.29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