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팻핑거(Fat Finger)저주 사례 (1)

by 허슬똑띠 2022. 4.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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팻핑거(Fat Finger)

 

 

팻핑거는 사전적 의미로는 '굵은 손가락'을 뜻하지만 금융권에서는 금융상품 트레이더들이 주문을 잘못 입력해 발생하는 실수를 가리킨다. 그동안 우리나라를 비롯해서 전 세계적으로 이런 팻핑거의 저주가 많이 발생하였는데 요행으로 잘 수습하여 해프닝으로 끝난 건도 있지만 이로 인해 당해 금융기관이 망한 사례도 있다. 그래서 시간 순서대로 차례로 그 실상을 알아보는데 이번은 한맥투자증권 주문실수사건이다.

 

한맥투자증권

한맥투자증권은 1991년 진로그룹 계열 선물사 ‘우신선물’로 설립했다. 1997년 진로 부도 후 폐업 위기 상태였으나, 1998년 심혁 등 3명이 인수해 ‘한맥선물’로 바꿨다가 2004년 미국 레프코 그룹에 인수된 후 ‘한맥레프코선물’이 됐다. 이후 2006년 레프코 측의 지분철수로 한맥선물로 환원했다가 2009년 증권사로 전환했다.


사건의 발단

한맥투자증권에 팻핑거의 저주가 일어난 때는 2013년 12월 12일이다. 원래 옵션 주문할 때 ‘잔여일/365’를 해야 하는데 직원이 ‘잔여일/0’을 누르고 엔터키를 누른 것이다. 코스피200 12월물 콜옵션 및 풋옵션에서 시장 가격보다 현저히 낮거나 높은 가격에 매물을 쏟아져 나오자, 모든 상황에서 이익 실현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컴퓨터가 엄청난 량의 거래를 쏟아 내기 시작했다. 단 5분 동안 일어난 일이었으나 마켓은 ‘미친! 이건 북한이 쳐들어 온 게 분명해!’ 하며 미친 듯이 마구 사들이기 시작했던 것이다. 때문에 한맥투자증권은 그 5분 동안 만에 입은 손실은 462억 원에 달했다고 한다. 다음 날 오전에 증권사 사장단 회의를 소집했지만 한맥투자증권의 거래 상대방 상당수가 개인이나 외국인 투자자여서 특별한 해법을 도출해낼 수 없었다고 한다. 그리고 저주 당사자 직원이 누구인지는 밝혀지지 않았으며 그 뒤로 어떻게 조치되었는가도 알려지지 않았다.

피해규모

한맥증권은 결제시한인 12월 13일 오후 4시까지 결제대금을 납입하지 못해 사실상 파산이나 다름없었다. 한국거래소는 증권사들의 손해배상 공동기금으로 손실액을 대신 결제한 후 한맥투자증권에 구상권을 청구했다. 하지만, 자본금이 203억원이었던 한맥투자증권은 금액을 갚지 못하고 끝내 파산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었다. 당시 이 사건으로 이익을 챙긴 증권사 중에서 가장 많은 이득을 본 곳은 싱가폴에 있는 미국계 헤지펀드 캐시아캐피탈이었는데 그 이득금액이 무려 350억원에 달했다고 한다. 또 홍콩 소재 증권사 IND-X는 43억원 정도 이득을 보았다. 이 일이 있은 후 한맥투자증권은 거래 상대들을 찾아다니며 호소하여 20억 정도는 돌려받았으나, 가장 많은 이익을 본 캐시아 캐피탈(Cassia Capital)과 IND-X에서는 돌려받지 못했다.

사건 발생이후 파산까지의 진행일지

13.12.12 착오거래 사고 발생
13.12.13 거래소는 공동기금으로 착오거래 대금을 지급
그후 금감원은 13년 1월까지 한맥투자증권 특별감사 실시
14.01.03 거래소는 회원사에 이익반환 협조 공문을 발송
14.01.15 금융위에서 한맥투자증권을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
14.01.21 거래소는 한맥투자증권에 구상권 청구 소송을 제기
14.03.14 한맥투자증권은 미국 캐시아 상대 소송을 제기
14.04.24 한맥투자증권이 감사원에 거래소 감사 민원을 제기
14.06.09 한맥투자증권이 금융위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
법원은 거래소 구성원 청구 관련 조정을 회부
한맥투자증권은 2번의 영업정지 기간을 거치다가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결국 2015년 2월 16일 자로 파산이 선고되었다. 한맥투자증권은 한국거래소를 상대로 ‘잘못된 제도와 파생시장의 감시 및 감리, 감독 소홀 때문에 당사가 손실을 보았다.’고 주장하며 손해배상청구 소송도 제기하였지만, 이는 기각되었다. 이후 한국거래소는 한맥투자증권을 상대로 구상금 청구 소송을 제기하였고, 412억에 상당하는 금액을 최종 청구하여 파산재단이 한국거래소에 이에 해당하는 금액을 갚아야 한다고 판결되었다.

참고로 옵션(option)이란 거래당사자들이 미리 정한 가격(행사가격, strike price)으로 장래의 특정시점 또는 그 이전에 일정자산을 팔거나 살 수 있는 권리를 매매하는 계약을 말한다. 선도 및 선물, 스왑거래 등과 함께 대표적인 파생금융상품의 하나이다.
옵션은 매입권리가 부여되는 콜옵션(call option)과 매도권리가 부여되는 풋옵션(put option)으로 나누어진다. 옵션거래를 통하여 매입 또는 매도할 수 있는 권리를 보유하게 되는 옵션매입자는 시장가격의 변동 상황에 따라 자기에게 유리한 경우 옵션을 행사하며 불리한 경우에는 포기할 수 있게 된다. 옵션매입자는 이와 같은 선택권에 대한 대가로 거래상대방인 옵션매도자에게 프리미엄을 지급하며 반대로 옵션매도자는 프리미엄을 받는 대신 옵션 매입자의 옵션 행사에 따라 발생하는 자신의 의무를 이행할 책임을 부담한다. 옵션거래의 손익은 행사가격, 현재가격 및 프리미엄에 의해 결정된다.
한편 옵션의 가격이 어떻게 결정되는가에 대해서는 1973년에 블랙과 숄즈가 개발하여 미국 시카고 대학의 Journal of Political Economy에 발표한 블랙숄즈모형(Black-Scholes model)이 선구적으로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였다. 동 모델은 옵션의 가격이 변동성, 행사가격, 만기, 무위험자산금리 등 입수하기 쉬운 데이터로부터 합리적으로 산출되는 옵션가격이론으로서 이후의 각종 파생금융상품 가격결정의 기본적인 모형으로 널리 활용되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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