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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 사위와 매생이

by 허슬똑띠 2022. 6.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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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집된 매생이

 

 

천덕꾸러기였던 매생이의 재탄생

 

우리나라의 식재료가 매우 다양하지만 매생이란 식품이 다소 생소하게 여겨지는 사람도 꽤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매생이는 1800년대 초기 정약전의 자산어보(玆山魚譜)에도 등장할 만큼 그 존재가 오래 전부터 인식돼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가치만큼은 인정을 받지 못하고 최근까지 김 양식장의 골칫거리처럼 취급받아 왔다. 품질 좋은 김을 만들기 위해서는 매생이나 파래 같은 다른 해조류들이 포함돼 있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양식장의 천대를 받던 매생이가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들어 영양식으로 알려지면서 부터다. 김 양식보다 매생이 양식이 더 많은 수익을 올리면서, 대다수의 김 양식장이 매생이 양식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고, 이제는 매생이 양식장도 많이 등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매생이의 생태

매생이는 녹조식물 갈파래과의 바닷말로서 전 세계에 널리 분포하는 데 우리나라에서는 남해안의 조간대(潮間帶) 상부 바위에서 자란다. 특히 서남해 장흥지역의 관산, 대덕, 회진면 해안의 오염되지 않은 곳에 많이 나는데 크기는 15cm 정도이고, 굵기는 2~5mm이다. 몸은 짙은 녹색을 띠고 관상(管狀 : 대롱 모양) 또는 편압된 관상이다. 가지는 없고 외관상 창자파래의 어린 개체와 비슷하나 이보다 부드러우며 현미경으로 보면 사각형의 세포가 2~4개씩 짝을 지어 이루는 것이 특이하다. 생태를 보면 11월 중순에 어린 개체가 나타나서 2월경에 가장 번무하여 암석 표면에 머리카락 모양으로 밀생하다가 4~5월경에는 사라진다. 종전에는 김 양식장에 밀생하여 김 양식을 하는데 귀찮게 하기도 해서 매생이를 제거하기 위해 염산을 뿌렸다는 말이 떠돌 정도였다고 한다. 왜냐하면 매생이는 육지에서 오염물질이 유입되면 생육이 저하되며 특히 염산기만 있어도 녹아버리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남해안 지방에서는 파래보다 단맛이 있고 맛도 좋아 식용으로 이용해 왔다.

(참고) 조간대(潮間帶) : 해안에서 밀물에 의해 해수가 해안선에서 제일 높게 들어온 곳과 썰물에 의해 제일 낮게 빠진 곳 사이를 차지하는 지대로 만조 때에는 수중에 잠기고, 간조 때에는 수면 밖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미운 사위에 매생이국 준다.

매생이란 ‘생생한 이끼를 바로 뜯는다.’는 뜻의 순수한 우리말이며, 고서에도 언급 되어 있는데 정약전의 ‘자산어보’에서는 ‘쇠털보다 촘촘하며 길이가 수척에 이른다. 빛깔은 검푸른데 그 맛은 매우 달고 향기롭다.’고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동국여지승람’에 의하면 임금님께 진상되었던 진상품이기도 했다. 그런데 남도지방에는 ‘미운 사위에 매생이국 준다.’라는 속담이 있다. 매생이로 끓인 국은 아무리 펄펄 끓어도 김이 잘 나지 않아 멋모르고 덥썩 먹다가는 입천장을 데이기 일쑤 기 때문에 생겨났다고 전해진다.

 

웰빙식품으로 각광받다.

매생이가 모이면 헹군 뒤 물기를 빼고 적당한 크기로 뭉치는데 그 모양이 꼭 곱게 빗어 넘긴 여성의 맵시 있는 뒷머리를 닮았다. 일반적으로 판매하는 곳에서도 보통 이 모양을 하고 있는데 그 한 덩어리는 보통 400g 정도이며, 4~5인분의 매생이국을 끓일 수 있다. 매생이는 짙은 녹색으로 머리카락보다 얇다. 맛과 향이 그윽하고, 오염되지 않은 청정 지역에서만 자라는 해초이기에 최근 들어 웰빙식품으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매생이의 성분과 효능

매생이는 엽록소와 식이섬유가 풍부해서 소화, 흡수가 쉬울 뿐 아니라 칼로리도 낮아 건강다이어트 식품으로 안성맞춤이다. 또 각종 무기질과 비타민이 많고 국물이 시원하며 부드러워 숙취 해소용으로도 제격이다. 특히 철분, 칼슘, 요오드 등 각종 무기염류와 비타민 A · C들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어린이 성장 발육촉진 및 골다공증예방에 효험이 있다고 한다. 또한 위궤양이나 십이지장궤양을 예방 · 진정시키는 효과가 뛰어나 술 마실 때 안주로도 좋고 술 마신 후 숙취해소 작용도 뛰어나다. 콜레스테롤 함량저하 고혈압을 내리는 성분이 있으며 변비가 있는 사람은 바로 효과를 볼 수 있다. 고단백 식품으로 비타민, 미네랄이 풍부하므로 간장의 기능을 높여 우울증, 육체적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산성체질은 약 알칼리 성으로 체질 개선하여 성인병 예방, 다이어트 및 피부 건강에 유효하며 육아, 노인, 허약자의 원기 피로회복에 아주 좋다. 이렇듯 매생이는 5대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있는 식물성 고단백 식품이며, 우주식품으로 지정된 바 있을 정도로 몸에 좋은 강 알칼리성 식품이다.

 

매생이 조리법과 보관법

매생이는 파래ㆍ김에 비해 냄새와 질감이 섬세하기 때문에 대체로 국을 끓여 먹는데, 주로 굴과 함께 넣어 시원하게 탕으로 먹는 것이 대표적인 조리법이다. 지역마다 순서와 들어가는 양념류가 조금 다르긴 하지만 되직하게 하면 죽이 되고, 묽게 끓이면 탕이 되는데 둘 다 매생이를 잠깐 익혀 먹는다는 특징이 있다. 이는 매생이를 오래 끓이면 매생이가 녹아 물처럼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매생이를 파래나 김처럼 생으로 무쳐 먹지 않는 이유는 매생이가 유기산에 매우 약하기 때문이다. 요즈음에는 국뿐만 아니라 칼국수나 부침개 등을 만들어 먹기도 한다. 매생이를 요리할 때 참깨를 넣거나 혹은 참기름을 넣으면 고소한 맛이 더해져 그 맛도 뛰어날 뿐 아니라 영양학적으로도 아주 훌륭한 궁합이 된다. 참깨에 들어 있는 불포화지방산은 혈중 콜레스테롤을 저하시키고 동맥경화를 예방하여 심장질환의 위험을 감소시키는 아주 뛰어난 효능이 있으므로 금상첨화다. 매생이를 보관할 때는 먹기 좋게 나눠서 용기에 담고 냉동 보관했다가 먹을 때 마다 실온에 녹였다 먹으면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다.

 

매생이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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