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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나물이 바꿔놓은 전쟁판도

by 허슬똑띠 2022. 4.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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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게는 불운으로 작용했던 전쟁터의 콩나물

 

 

콩나물은 햇빛을 비추지 않고 수분만 공급하여 콩, 그중에서도 주로 대두의 싹과 뿌리를 성장시킨 식품을 일컫는 이름입니다. 재료가 되는 대두는 전 세계적 으로 재배되는 작물이지만, 현대에 고두 싹을 틔워 먹는 것은 대한민국에서만 주로 소비되는 방식입니다. 콩나물을 식료로서 이용한 기원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본초강목(本草綱目)이나 산림경제(山林經濟)에 기재되어 있는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이미 오래 전부터 식용으로 이용되어 온 것으로 보입니다. 삼국시대 말이나 고려시대 초기의 기록에 의하면 콩나물의 재배는 A.D 935년 고려의 태조가 나라를 세울 때 태광태사 배현경이 식량부족으로 허덕이던 군사들에게 콩을 냇물에 담가 콩나물을 만들어 배불리 먹게 했다고 하는데, 실질적인 재배는 그 이전부터 이루어 졌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는 전시에 채소류의 재배가 불가능하였기 때문에 병사들에게 신선한 채소를 공급하기 위한 수단으로써 콩나물을 재배해 공급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콩나물이 세계사에서 기울어가던 전쟁의 판도를 바꾸어 놓은 기막힌 역할을 한 사례가 있습니다.

 

1900년 의화단 사건을 계기로 제국주의 열강과 공동 출병한 러시아군은 만주를 점령, 조선을 일본과의 완충 지대로 삼으려 했습니다. 일본은 영·일 동맹을 체결하여 대응하면서 만주에서 러시아의 철병을 요구했으나 1903년 4월로 예정된 제2차 철병을 거부하는 대신에 오히려 만주에 군대를 증파했습니다. 일본은 1904년 2월 4일 대(對)러 교섭 단절과 아울러 개전을 결정한 뒤 그해 2월 8일 뤼순항을 기습 공격하여 전함 2척과 순양함 1척을 파괴하고, 9일 인천항에 정박 중인 러시아 함대를 격침시킨 다음 10일 선전 포고를 하면서 러·일 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뤼순(여순)은 압록강 옆에 있는 요동반도의 남단에 있는 곳입니다. 러일전쟁 개전시 만주까지 이어진 전선에서 해상 보급로를 확보하는 것은 중요한 관건이었습니다. 그래서 러시아는 뤼순항을 점령한 후 일본군의 공격에 대비해 요새를 구축해 놓은 상태였습니다.

 

1904년 2월 8일에 일본함대가 뤼순군항을 기습공격 함으로써 시작된 뤼순전투는 객관적인 전력차로 볼 때 쥐가 고양이에게 덤비는 격으로 여겨졌으나 결국 일본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하나 이 전쟁을 승리로 이끈 데는 일본군 전력이 러시아보다 압도적으로 우세하였기 보다는 천운이 뒤따랐다고 할 만한 숨은 일화가 있습니다. 바로 비타민과 관련된 것이고 또한 콩나물과 관련된 것입니다. 이 전쟁에서 일본이 승리함으로써 우리나라는 제국주의 열강의 승인 내지 묵인 하에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하게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1904년 8월부터 시작된 일본군의 1차 공세부터 3차 공세에도 불구하고 러시아군의 고지는 끄떡하지 않았습니다. 일본군은 사상자는 어마어마하게 늘어났습니다. 더구나 러시아의 발틱함대가 인도양에 이르렀다는 소식에 접하자 다급해진 일본군은 제4차 공세를 하여 5천여명의 사상자를 내면서 뤼순항이 내려보이는 203고지를 점령했습니다. 203고지를 점령한 일본군은 뤼순항에 정박한 러시아의 태평양 함대를 공격하여 격침시킵니다. 그러하다 하더라도 러시아군은 아직도 건재했습니다. 그런데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갑자기 러시아군이 백기를 들고 항복해 온 겁니다.

 

당시 중국 만주는 겨울날씨로 풀 한 포기 찾아보기 힘들만큼 혹독한 날씨로 이 당시 겨울철에 비타민C를 공급해주는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구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러시아는 식자재로 콩을 비축하고 있었으나 그저 스프로 끓여 먹었기 때문에 비타민C가 부족하여 괴질병이 속출하고 있었습니다. 반면, 일본군은 콩을 발아시켜 콩나물로 만들어 먹음으로 비타민C를 공급해 그런 일은 막을 수 있었습니다. 콩나물에서의 비타민C는 콩에서는 전혀 함유되어 있지 않으므로 러시아 군인들이 콩을 아무리 먹었어도 비타민C를 충당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이와 같이 괴질병의 만연함에 따라 전투력이 상실되어 결국 러시아군은 백기를 들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역사란 가정이 없다고 하지만, 만일 러시아가 콩나물을 알았다면 괴혈병으로 인한 전투력 상실이 없었을 것이고 뤼순전투에서 일본에 승리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동아시아의 판도는 크게 달라졌을 것이고 우리가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하는 일도 모면했을 수 있지 않았을까요?

 

뤼순항의 러시아 군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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