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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분야의 잡다한 지식

살인무기로 사용하려 했던 전자레인지

by 허슬똑띠 2022. 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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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람들은 물건을 소형화, 경량화 하는데

특이한 재주를 발휘했으며

또한 유별난 것을 무기화하는데도 매우 열성이었습니다.

예를 들자면 방송장비를 소형화하여

캠코더를 개발한 것이라든지,

카미가제나 풍선폭탄 같은 아이디어를 낸 것 등입니다.

 

 

일반 가정에 거의 빠짐없이 구비하고 있는게 있지요?

바로 전자레인지입니다.

이제는 전자레인지가 가정에서

요긴하게 사용되는 가전제품이지만

1947년에 처음으로 일반인들에게 판매되기 시작했으니

다른 것들과 비교하면 신참인 셈입니다.

그런 전자레인지가 탄생하게 된 배경에는

다소 의외의 사실이 있습니다.

전자레인지의 원리는

물체에 마이크로파를 발사시킴으로써

물 분자를 격렬하게 진동하여 열을 발생시키는 것입니다.

이러한 원리를 아는 사람들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이게 군사용 레이더 시스템에서

탄생되었다는 점도 말이죠.

여러 사람들이 개발에 참여하였으나

대표적으로 알려진 사람은

미국 기업인 레이시언사에 근무하던

연구원 피시 스펜서 박사입니다.

그는 독일군의 맹공에 시달리던 영국군의 의뢰를 받아

독창적인 발상으로 새로운 레이더시스템을 만들어 냈는데

이게 레이더 마이크로파를 도입한 방식이었습니다.

1942년도에 실전 배치된 신형 레이더는

실제 전투에서 훌륭한 성과를 발휘했고

연합군의 승리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전쟁이 끝난 뒤였습니다.

전쟁이 끝나자 신형 레이더의 수요가 줄어들게 되었던 겁니다.

전쟁기간 중 레이더 산업의 호황으로

특수를 누리던 레이시언사는

졸지에 산업전환의 변화를 꾀할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스펜서 박사가 체험한 기이한 현상이

회사를 기사회생하게 만든 계기가 되었다고 하네요.

실험 도증에 주머니에 넣어 두었던 사탕이

끈적끈적하게 녹아버린 일이 발생하였는데

손으로 만진 것도 아니고 방이 더웠던 것도 아니었기에

이상하게 여겨 원인을 규명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탄생하게 된 것이

현재의 전자레인지라고 합니다.

 

 

 

다만 크기와 중량 등이 현재와는 전혀 다른 형태였습니다.

1947년부터 ‘레이다 레인지’라는 이름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는데 전체 높이가 150센티미터에

무게가 350킬로그램에 달하였을 뿐만 아니라

가격도 5천달러에 달하여

실제 가정용으로 쓰기에는 불가능한 제품이었다고 합니다.

이후 일본사람들에 의한 소형화가 이루어지게 되는데

여기에는 웃지 못 할 계기가 있습니다.

 

2차대전 당시 영국군의 요새였던 싱가포르를 함락시킨 일본군이

최신 레이더를 입수하고 나서

이러한 레이더 기술을 바탕으로 살인무기 개발을 추진했습니다.

마이크로의 특성에 주목했던 겁니다.

고출력의 마그네트론을 통해 발생시킨 마이크로파를

집중적으로 발사함으로써

비행중인 미군의 B29 폭격기 조종사를

태워 죽이려는 계획었던 것입니다.

당시 일본군에서는 이 기술이,

아직 이론만 확립되어 있던 원자폭탄 계획보다도

훨씬 더 실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째서 고성능 레이더는 개발하려고 하지 않았던 걸까요?

당시의 전략과 전술을 생각해보면

그 이유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진주만 공격으로 대표되는 기습 전법을

주로 사용했던 일본군에게는

레이더와 같은 방위무기는

힘없는 약자들의 발상에 지나지 않았던 겁니다.

일본군이 원했던 것은

미국과 영국을 비롯한 연합군에게

반격을 가하가 위한 공격용 무기였던 거죠.

그들은 이러한 계획을 ‘Z연구’라 칭하였는데

이 Z무기 실험을 위해서 수많은 실험용 동물들이 희생되었습니다.

그 위력이 6천킬로와트에 달하였다고 하는데

가정에 보급되는 전자레인지가

700와트 정도 내외라는 점을 감안하면

어마어마한 출력이었던 것이죠.

하지만 그러한 고출력을 방출하는

위력적인 장치를 개발하고서도

1만 킬로미터 상공을 나는

B29폭격기를 격추시키지는 못하였습니다.

원래 금속재 비행기는 마이크로파를 반사시킨다는

근본적인 문제점을 몰랐던 겁니다.

 

 

어째든 이러한 이유로 인해

Z무기는 실전에서 써먹지도 못한 채

종전과 함께 사장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일본군의 이러한 연구 성과는

당시 거대했던 전자레인지의 소형화에

크게 기여하게 됩니다.

일본사람들의 특이한 기질이 아낌없이 발휘된 것이죠.

레이시언사가 개발한 덩치 큰 전자레인지가

일본에 수입되자마자

이를 더욱 작게 만들어 고출력 마그네트론을 개발함으로써

순식간에 소형화를 이루어 낸 것이죠.

이로서 전쟁용 무기가 평화적인 생활용품으로 변신하게 된 것인데

여기에는 Z무기 연구에 참여했던 연구자도 포함 되었다고 하니

이런 걸 두고 세상만사 요지경이라고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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